플래시 관련 정보를 찾다가 재미있는 기사가 있어서 스크랩해봤다.
정말 플래시는사라질까? 강력해진 거대공룡기업 때문에?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커지니 좋겠지만 개발자는 앞으로 머리좀 아플거 같다...
아이패드가 올해 엄청나게 팔릴 거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애플의 독선적인 행보가 스스로 발목을 잡게 될 거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을 감동시켜 결국 굴복하게 만드는 무모한 자신만만함, 모든 걸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폐쇄적인 앱스토어, 경쟁회사들의 목줄을 죄는 도발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애플의 강점이면서 한계이기도 하다.
우선 애플 덕분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플래시가 사라질 운명에 놓여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웹 사이트가 플래시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고 있지만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플래시를 차단하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플래시를 포기하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다. 애플은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플래시를 배제하기로 했다. 세상의 컴퓨터 99% 이상에 깔려 있다는 플래시 플레이어를 공급하는 어도비로서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플래시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 엑스도 폐기 처분될 운명이다. 애플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만 지원하는 공인인증서 방식의 인터넷 뱅킹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HTML5를 도입하면 액티브 엑스를 설치하지 않고도 웹 브라우저 차원에서 공인인증서 수준의 보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웹 브라우저 기반의 웹 플랫폼과 어플리케이션 기반의 앱 플랫폼이 한동안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플래시나 액티브 엑스는 문제가 많다. 버림받고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플은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독점해 시장을 송두리째 장악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애플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아마존 등을 모두 적으로 만들고 있다. 경쟁자들을 모두 고사시키고 스스로 표준이 되려는 것처럼 보인다.
정보기술 전문 인터넷 신문 테크크런치는 “잡스의 고집이 과거의 애플로 돌아가게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아이팟이나 아이폰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과거 애플 맥이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에 그쳤던 것을 상기하라는 이야기다. 테크크런치는 “잡스가 지금은 이기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길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독재자 애플의 행보는 발빠르다. 애플제국의 서막은 이미 열어젖혀 졌으며, 사소한 물밑 마사지만 남은 상태이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지는 21일 애플이 영국 캠브리지에 기반을 둔 칩 설계업체인 ARM홀딩스의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영국 금융계에서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보도로 ARM의 주가는 8%나 상승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최근 발매에 들어간 아이패드에 ARM의 칩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의 스마트폰 업체들과 모바일 기기 전문 업체들이 ARM 기반의 프로세서를 채택하고 있거나 라이센스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애플이 소문대로 ARM을 인수한다면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IT업계의 거인 애플이 ARM을 인수할 경우 가격은 대략 80억 달러 규모(52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당 400파운드 수준이다.
인터넷 매체인 매셔블은 애플의 ARM 인수설이 현재로선 루머에 불과하지만 40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 입장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ARM을 인수할 경우 애플은 ARM의 칩 설계기술을 ‘인 하우스’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당연히 ARM에 주는 로열티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의 ‘게임의 법칙’을 주도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모바일 기기 시장에선 현재 ARM과 인텔의 `아톰`칩 등이 경쟁하고 있는데, 아톰은 아직 ARM 만큼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애플이 ARM을 인수하면 안드로이드폰 업체 등 경쟁사들에게 ARM 칩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라이센스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애플의 ARM 인수가 성사되기 위해선 미국 규제 당국의 허가뿐만 아니라 훨씬 더 엄격한 유럽 규제 당국의 허가를 얻어야하는 게 난제다.
사실 이번에 애플의 ARM 인수설이 나온 데는 양사간 밀접한 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 관련 인터넷 사이트인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990년 영국 컴퓨터업체인 에이콘,반도체 팹업체인 VLSI테크놀로지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ARM을 설립했다. 당시 애플은 에이콘의 RISC 프로세서를 모바일 플랫폼인 ‘뉴튼 메시지 패드’에 채택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애플이 90년대 후반 ‘뉴튼’ 사업을 중단하면서 ARM의 지분을 매각,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러다 지난 2001년 아이팟 사업을 하면서 ARM 프로세서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에어포트’ 무선 장비,아이폰,아이패드 등에 ARM 프로세서를 폭넓게 채택하고 있다. 양측의 이런 우호적인 관계가 애플의 ARM 인수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ARM 인수설이 아니더라도 최근 애플이 칩설계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처럼 보인다.
우선 최근에 아이패드용 A4 칩 설계를 강화하기 위해 저전력 칩 핵심 설계 업체인 `인트린시티(Intrinsity)`를 인수했다. `인트린시티`는 지난 1996년 엑스포넨셜 테크놀로지(Exponential Technology)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애플에 CPU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뉴파워PC 칩을 공급하기도 했다.
애플은 파워PC칩 개발에 관여했던 `PA세미`라는 칩 설계업체를 지난 2008년 4월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아이패드용 A4칩을 설계했다. 여기에 ARM까지 인수한다면 콘텐츠,단말기,프로세서를 아우르는 거대한 IT상태계를 자신의 품안에 안을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애플 제국의 탄생이다. 그러면 전세계 IT산업은 또 한번 요동칠 것이다.
한편 2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IC 칩 디자인 업체인 애그니럭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애그니럭스는 지난 2008년 애플이 인수한 칩 설계 업체인 `PA세미`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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